"공부 안하고 뭐하니?" 학생일 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입니다. 가난때문에 공부를 하시지 못한 부모님은 공부에 '한'이 있으셨습니다. 부모님은 한국의 여느 부모님처럼 자식 교육이라면 무엇이든지 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 덕에 미국까지 와서 공부할 수 있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부모님이 주시는 물질로 공부하던 시절이 가장 편안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직접 돈을 벌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돈버는 일도 벅차고 공부는 끊임없었습니다. 그 때 결심은 더 이상 졸업하면 공부는 끝이다 였습니다. 졸업하니 목사고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또 공부라니? 6개월동안 죽어라 공부했습니다. 왜 목회자가 되는데 시험이 필요한건지? 불평과 투덜 거림이 심했습니다. 히브리어, 헬라어에 설교문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구약과 신약과목에서 탈락자가 50%가 넘는 것이 목사고시이기에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일도 해야 했고 사역도 하면서 공부해야 하기에 목사고시가 정말 사법고시처럼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6개월만에 목사고시를 패스했습니다. 이젠 진짜 공부 끝! 그렇게 선언했습니다. 정말 공부가 끝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목회를 열심히 하고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목회를 열심히 했습니다. 목사가 되고 사역이 점점 많아 질수록 목사가 해야할 공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헬러아 히브리어 공부만으로 되지 않는 것이 목회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람 공부" 이게 진짜 공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공부"는 진짜 힘들고 어렵습니다. 헬라어 히브리어는 머리를 싸매고 달달 외우면 정복할 수 있는 공부였습니다. 차라리 그 복잡한 회로와 설계도를 들여다 보는 것이 훨씬 쉬워 보입니다. 누군가 목사님은 책을 읽지 않을 때 무엇을 하세요? 물었습니다. 저는 그 때 "사람을 읽습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책은 한 번만 읽어도 다 알겠는데 사람은 한 번 읽은 것으로 어림없습니다. 다른 내용이 있고, 못 읽은 부분이 있고 아무리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읽고 또 읽습니다. 연애 소설도 있고, 복잡한 심리학 내용도 있고, 미스터리 납양특집극도 있습니다. 사극도 있고, 전쟁 스토리도 있고 웃지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코미디도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스토리가 사람들 속에 있습니다. 평생해도 다 할 수 없는 공부가 사람이라는 공부 입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마음 놓고 볼 시간도 없지만 영화와 드라마속에서도 사람을 읽습니다. 유행가 노랫자락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달았습니다. 사람공부는 어렵지만 재미있습니다.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신학교에서 배워야 할 공부가 있습니다. 지금 공부하는 전도사님들은 헬라어, 히브리어, 문서비평, 고등비평, 사본학, 성서비평, 조직신학, 고대, 중세사, 근대철학 같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등록금을 내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헌금 봉투 내용에 특별헌금 내역을 좀 더 세부적으로 "장학 헌금" 명목으로 교체 했습니다. 평생 공부해야 하지만 등록금을 내야 하는 공부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조금은 수고로움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공부에 동참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