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세월이 흘러 할로윈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할로윈을 위한 장식들이 마켓마다 가장 중요한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TV와 라디오 광고도 할로윈 세일을 알리는 광고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요란한 할로윈 장식으로 온 집을 뒤덮고 있습니다. 몇일 전 둘째 아이와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웃이 둘째에게 "왜 너희 집은 할로윈에 사탕을 나우어 주지 않느냐?" 고 물어보았습니다. 둘째 아이가 우리는 크리스챤이어서 할로윈과 상관없다는 답을 했다고 합니다. (목사보다 딸이 더 낳은듯 합니다.) 미주의 교회들은 할로윈을 대처해서 할렐루야 나잇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교회에 잡아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목사인 저도 교회의 할렐루야 나잇보다 길거리의 할로윈이 더 재미 있어 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할로윈은 귀신의 문화니 절대 참석해선 안 된다 말씀합니다. 어떤 이들은 세상과 담을 쌓고 문화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 엄마들이 보는 한국 드라마는 괜찮고 미국의 할로윈은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제 마음 속에는 할로윈에 천사분장을 하고 예수님처럼 옷을 입고 미국 전교회가 길거리로 나가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사탕과 함께 전도지를 나우어 주면서 길거리에서 만나는 흉측한 분장의 괴수들과 요괴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너무 세상적인 생각이랍니다. 무조건 세상의 마귀와 요괴들이 돌아다니는 할로윈에는 교회에 붙잡아 놓고 할렐루야를 외쳐야 한다고들 합니다. 저보다 공부를 많이 하신 기독교 교육의 권위자들이 하는 이야기니 더 이상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하나님의 교회는 세상의 문화와 삶에 대해서 소극적인 대응으로 반응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청년때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은 극장도 가면 안 된다, 커피숍도 사단의 문화다 스포츠 서울, 스포츠 신문도 읽지 못하게 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여름에 영어 학원에 수강 신청을 했다가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다며 혼을 내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설교 때마다 항상 영화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세상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명견만리" 라는 사자성어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미래의 일을 예측하고 살펴서 알고 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미 인터넷과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이 할로윈보다 우리의 마음을 더 많이 빼앗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할로윈만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빼앗는 문제인듯 대하는 태도는 답답해 보입니다. 할로윈이 아니더라도 우리 자녀의 마음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재미들이 세상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그럼 교회도 재미있는 교회를 만들어야 합니까?
이런 질문 앞에서 우리는 교회만이 줄 수 있는 것들을 자녀들에게 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기도와 말씀, 선교와 희생과 봉사는 교회만이 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요즘 세상이 더 봉사와 사랑을 주고 있는듯 합니다.) 이것마저 뺴앗긴 다면 아무리 할렐루야를 외친들 저들이 돌아올지 의문입니다. 무엇을 보는 가가 우리의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세상은 명견만리라고 하지만 우리는 "비전"이라고 부릅니다.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