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감사로 보내는 한달 입니다. 매년 11월이 되면 감사 일기를 씁니다. 감사 일기라고 해서 노트를 만들어 기록하는 일기 형식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능 하면 감사 일기를 기록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번해에 작성한 저의 감사제목은 첫번째 목사로 살기에 감사 하다 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감사일기를 기록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고 결심 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11월 10일 교단 목회자 안수에 안수 위원으로 참여 했습니다. 저의 싸인으로 목사 안수 당락이 결정 될 수 있는 위치가 되었습니다. 세월의 힘은 대단합니다. 자연 스럽게 이제 저도 교단내 중진의 위치가 되었다는 의미 이기도 합니다. 안수식에 참여한 목회자 후보생들의 열정과 결단은 무척 신선하고 힘이 넘쳐 보였습니다. 한편으론 목회를 시작 해야 하는 그들이 안타깝게 느껴 지기도 했습니다. 목회자로 사는 것은 어렵습니다. 누가 뭐래도 목회자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삶이 아닙니다. 저는 그들에게 지난 한주간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물었습니다. 소명이랄지? 사명 이라든지? 앞으로의 비젼이라든지 ? 자신의 잘 할 수 있는 사역의 달란트 같은 것을 묻지않고 한주간 어떻게 살았는지 물었습니다. 뉴스는 보았는지? 아이들이 있는 목회자 후보생에게는 아이들과 놀았는지? 요즘 와이프와 싸운 일은 무엇때문이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어제 저녁 밥상의 반찬은 무엇이었는지? 집안 청소와 요리는 누가 하는지 물었습니다. 저의 질문을 받은 후보생들이 적잖게 당황해 했습니다. 아마도 저의 마지막 질문이 가장 황당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목회자 후보생들이 지난 한달간 인터넷 로그인 기록을 공개 할 수 있는지? 휴대폰을 공개 가능 한지?
뭐 이런것을 질문해 ? 하는 표정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구하나 자신있게 자신의 컴퓨터 기록을 공개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실이 이렇기에 저도 스스로 목사입니다 라고 먼저 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꺼려지는 세대를 살아 갑니다. 기도하고 말씀대로 살려고 하면 현실을 너무 모르는 목사라고 합니다. 현실에 상황과 작금의 세대에 지혜롭게 살려하면 세속적인 목사라고 합니다. 성경 말씀대로 권면을 하면 사랑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평가는 사실 목사들 스스로가 만들어온 삶의 평가 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3명의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이런 평점을 주었습니다.
“신앙 생활은 90점 생활 신앙은 49점” “목사직을 수행 하는 것은 가능 하겠으나 목사로 삶을 살기에는 부적함”
(저의 이런 몽니에도 불구하고 목사 안수식은 잘 마쳐졌습니다 할렐루야 !)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목사로 살아가야 하는 시간보다 생활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 내야 하는 시간이 더 많아 졌습니다.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시간이 더 많아 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짜 목사인지 아닌지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 합니다. 2020년은 그래서 감사합니다. 목사직을 수행 하는 삶이 아니라 목사로써 삶을 살아내야 하는 과제를 경험했습니다. 목사로 살아내야 할 삶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