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익숙한 곳을 피해 낯섦을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익숙한 곳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익숙한 곳에서는 금방 실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익숙한 곳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늘 평안과 안정을 주지만 때로 우리를 권태롭게 하고 게으르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낯섦에 대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낯설음은 우리에게 약간의 긴장을 줍니다. 낯선 프리웨이를 운전해야 합니다. 낯선 길목에서 내려야 하고 낯선 마을에 들어가 묵어야할 숙소를 찾아야 합니다. 이런 일들이 주는 약간의 긴장과 스트레스는 느슨해져 있는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해줍니다. 팜스프링스는 우리에게 친근하고 잘 알려진 장소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 장소는 익숙치 않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일단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지 않는 호텔을 선택 했다는 것,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호텔 숙소가 아닌 집을 세채나 렌트하게 되었다는 점, 팜스프링슥 덥지 않았다는 점, 몇몇 익숙치 않은 여행의 여정이었습니다. 체크인에서 부터 숙소에 들어가기 까지 약간의 낯섦 - 약간의 스트래스가 있었던 것도 재미 있었습니다.
여행의 여행자들의 낯선 모습을 보는 시간입니다. "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이란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3명이 길을 가면 그중에 분명히 나에게 스승이 되는 사람이 있다는 말입니다. 여행은 익숙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던 사람들의 낯선 모습을 보는 시간입니다. 여행을 해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그 사람이 좋다 나쁘다를 가늠하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사람의 성격, 태도, 사람에 대한 배려, 개성 등등이 여행 중에 나타납니다. 대체적으로 여행 중에는 자신에게 감추어져 있던 모습들이 불쑥 불쑥 나타납니다. 심지어 화장으로 감추었던 얼굴도 민찾으로 대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 낯섦음이 사람에 대한 편견과 실망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그 사람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경험이 됩니다. 아무리 감추고 있어도 자신도 모르게 무장해제 되어진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그런 모습이 스스로에게도 낯섦게 다가 올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 가르쳐 줍니다.
여행은 아직 가보지 않은 낯설음에 대한 또 다른 기대감을 주는 시간입니다. 좋은 여행은 또 다른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줍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기에 좋은 여행은 새로운 여행에 대한 소망이 됩니다. 좋은 여행이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 하는 기준도 각각 다르겠지만 다음번에도 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함은 좋은 여행의 결과입니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와 여행의 짐을 정리하면서 여행지의 낯섦이 익숙함으로 바뀌었다면 그 여행은 훌륭한 여행입니다. 익숙함이 없는 낯섦은 여행이 아니라 방랑이기에 익숙함으로 돌아 올 수 없는 여행은 비극이며 비참함입니다. 그래서 낯섦은 지상의 여행을 버리고 익숙한 천국의 삶을 소망하는 것이 여행이 주는 진짜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