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못다한 수련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수련회에는 유독 사건 사고가 많았습니다. 한 번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이 동시에 일어 났습니다. 셋째날 수련회 스케줄 중에 많은 시간을 차지했던 물놀이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련회 장소에서 20여 마일 떨어진 거리였기에 수련회 초기 준비 단계에서부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물놀이 장소, 라이드, 점심, 등등 그날 하루 프로그램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당일 피자를 배달하고 물놀이 예약을 하고 모든 차량을 동원해서 물놀이 장소로 향했습니다. 규모가 꽤 있는 호수, 더운 날씨였기에 벌써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피자를 시켜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옷을 갈아 입은 후 물놀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물놀이를 하던 수영객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진 이 일로 모두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삐 움직이는 시간이었지만 결국 수영객은 숨지고 말았습니다. 불과 생사의 갈림길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다니! 몇몇 아이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예기치 않은 죽음을 목격한 아이들은 죽음이란 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수련회 프로그램에는 계획하지 않았던 순서입니다. 결국 수영은 하지 못했지만 결코 경험하기 쉽지 않은 순간을 보고 경험했습니다. 생과 죽음이 그리 멀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수영장에서 익사한 익사자의 신원을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초 10살 소년으로 알고 있었는데 45세의 남성이었습니다. 겨우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던 순간 불이 났습니다. 산불입니다. 저는 한 때 산림청에서 근무를 해 보았기에 산불의 위험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빅베어 같은 거목이 많고 치명적일 수 있었습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전선은 타버리고 소방차가 미친듯이 달려왔습니다. 물에 이어 불이라니! 정말 사단은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역사하는구나! 깨달았습니다. 결국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불은 20분 정도 만에 완전 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산불로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마이크도, 엠프도, 악기도 사용할 수 없는 수련회장! 이런 곳에서 예배와 사역이 가능할지 막막했습니다. 초를 사러 다니고, 렌턴과 필요한 것들을 재빠르게 구입해서 열악하지만 예배가 시작 되었습니다. 계획하지 않은 촛불예배! 그리고 목소리로만 드려지는 찬양! 가슴벅찬 설교와 기도! 이렇게 예배할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습니다. 유쾌하고 즐겁지만은 않았던 수영장익사 사고와 산불이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수련회가 이렇게 많은 교회들이 함께 해야 했던 이유입니다. 자녀들에게 일부러 가르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수련회 가운데 있었습니다. 아직도 수련회의 감동이 제 마음 가운데 잔잔하게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