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BS(여름성경학교)가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있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유년기에 먹거리와 놀거리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아쉽던 어린시절에 여름 성경학교는 먹거리와 놀거리를 동시에 해결해주는 행사였습니다. 선교사들에 의해서 세워진 교회에 가면 그 당시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영사기(유일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교회였습니다.) 등사기, 피아노, 기타, 아코디언과 같은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그 흔한 영화관 조차 없었던 지역이기에 교회에서 상영해주는 영화(다윙과 골리앗, 십계, 예수 등등)는 최고의 오락 거리였습니다. 여름성경학교가 끝나는 날에는 어김없이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직도 그 때 봤던 영화의 장면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성경을 스토리로 이해하는데 너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름성경학교에서 빼 놓을 수 없었던 것은 역시 먹거리입니다. 동네 가게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곳이었기에 아이스크림 (그 때 일명 하드로 불리웠던) 하나만으로도 너무 풍성했습니다. 여름성경학교 마지막날에 주어지는 선물 보따리는 모든 아이들이 기다리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선물 보따리 안에는 크레용, 지우개, 연필, 사탕, 삶은 계란 등 푸짐한 상품이 하나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흔해서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들이지만 하나 하나가 너무 소중한 선물들이었습니다. 한해 동안 모아온 달란트를 (그때는 포도 송이를 채워나가는 그런 종류의 경품권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마지막날 선물 혹은 먹을 것으로 바꾸어 먹을때에는 요절 암송을 더 잘할껄하는 후회를 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자녀들은 그때에 비하면 너무 풍성한 삶입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이들에 먹거리는 넘쳐납니다. 고닥백과 고칼로리의 음식들이 냉장고마다 넘쳐납니다. 이제는 비만을 걱정하고 고 영양을 걱정해야할 때입니다. 동네에 한두집 밖에 없던 TV는 방마다 설치되었고 채널도 100개가 넘습니다. 밤에 교회 마당에 천막을 치고 보던 영화는 안락한 의자와 환상적인 화면과 음향이 완비된 영화관에서 봅니다. 자녀들의 손에는 휴대폰이 들켜져 있어서 친구들이 없어도 혼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던 장소였던 교회가 이제는 가장 재미없는 장소로 변해가는것도 서글픈 사실입니다. 먹을 것으로도, 재미있는 오락으로도 교회가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상은 점점 재미 있어지고 교회는 점점 재미 없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해야합니다. 우리 기억속에 늘 풍성하고, 재미있던 곳이 교회 였다면 우리 자녀들에게 기억될 교회의 모습을 고민해야할 때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것을 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지금 자녀들 세대는 세상이 훨씬 재미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세상이 더 풍성합니다. 세상에 없는 유일한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주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번 여름 성경학교를 통해서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할 수 있을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기억 속에 여름 성경학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시대는 점점 어려워지고 자녀들에 대한 책임은 점점 무거워지는 때입니다. 성도 여러분 함께 고민해 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